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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기앵-레-뱅 예술센터장 도미니크 롤랑
앙기앵-레-뱅 예술센터장 도미니크 롤랑
작성자 : 슈퍼관리자 2010.04.26 유럽 > 프랑스

앙기앵--뱅 예술센터장 도미니크 롤랑 

 

                                     2010.1.21 인터뷰

                                            인터뷰 진행 및 정리 : 서주연(월간객석 파리통신원) 

 

 

2010년은 한국의 해 

2007년 첫 선을 보인 앙기앵-레-뱅 페스티벌. 파리 북쪽에서 11킬로미터 떨어진 도시 앙기앵-레-뱅(Enghien-les-bains)에서 열리는 이 축제는 지역 예술센터(이하 CDA, Centre des arts)가 주최하고 시에서 후원하는 디지털 아트 페스티벌이다. 이름은 다소 생소하지만, 프랑스 예술축제 중 가장 미래지향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여느 축제보다도 진보적이고 실험적이기 때문이다.
축제 지향점은 단순히 예술과 디지털이 어떻게 조우하는지 관객에게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주요쟁점은 ‘르 코르 오그망테(Le corps augmenté)’를 제안하여 몸의 담론을 더욱 활성화 시키자는데 있다(‘르 코르 오그망테’란 보이지 않는 신체의 움직임(근육, 살, 체온 등) 혹은 이미지에 그치고 마는 상상을 실제로 보여준다는 것으로 일종의 ‘몸의 진보’를 뜻한다). 이를 위해 페스티벌 예술감독 도미니크 롤랑(Dominique Rolland)은 컨퍼런스를 기획하거나 책을 출판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이 축제에서 흥미로운 점은 프로그램 기획에 있어서의 차별성이다. 프로그램은 레지던스 프로그램과 3차에 걸친 국제 경쟁부분으로 구성되는데, 특히 경쟁부분은 보다 질 높은 축제 내용을 구성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작년 22개국에서 백 여명의 예술가가 참여할 정도로 전 세계 예술가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페스티벌에 참여한 관객 수 역시 30만 명을 웃돌 정도로 관객참여율 또한 높은 편이다. 올해 6월 11-19일에 열리는 페스티벌이 특히 눈길을 끄는 이유는 특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국의 디지털예술을 주요쟁점으로 삼아, 음악그룹 비빙, 무용수 정영두, 인스톨레이션 작가 등의 작품을 소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획의 장본인이자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로 축제를 이끌고 있는 예술감독 도미니크 롤랑을 만났다.

 

디지털아트 네트워크의 창시자 

도미니크 롤랑은 예술센터장이면서 디지털아트 네트워크(Réseau Art Numérique)의 창시자이자 대표자. 보르도 국립미술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하여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에 이어서 CDA와 앙기앵-레-뱅 페스티벌 예술감독이 되기까지 그의 경험은 그의 식견을 완성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올해 한국의 디지털예술센터로 대표되는 나비센터와 협력하여 한국의 예술세계를 중점적으로 다루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Q 앙기앵--뱅 예술센터가 주관하는 일이 궁금하다. 

A 우선 CDA에서 기획하는 프로그램은 어느 한 장르에 고정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1월부터 3개월 동안 조형예술 국립센터와 공동작업으로 디지털 작업에 관련된 작품을 전시한다. 그리고 한국의 나비센터와 공동주최하는 디지털아트 전시를 4월에 개최한다. 나비센터는 비주얼 아트와 인터렉트 인스톨레이션 그리고 3D로 구성된 비디오아트의 주요 예술가를 선별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 전시는 ‘한국 예술가들이 프랑스에서 전시를 한다’는데 중점을 두기 보다는 ‘프랑스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전시에 한국인들이 참여한다’는 점에서 가치를 지닌다.

또한 나비센터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4월 전시에 참여한 예술가 중에서 일부는 올해 앙기앵-레-뱅 페스티벌에 소개될 것이다. 길거리, 기차역, 건물 등 모든 공공장소에서 열리는 페스티벌로 사실상 ‘도시예술 페스티벌’이라고 부를 수 있다. 오늘날 디지털예술은 미술관에서 탄생한 예술이 아니라 도시계획이나 건축에 관한 예술 혹은 도시에 관한 문제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전자음악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인데, 앙기앵-레-뱅 중심을 가로지르는 호수를 따라서 400m에 이르는 무대를 설치하고 다리에 조명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것은 전자음악 콘서트가 될 뿐 아니라 시각예술도 될 수 있다. 이는 디지털 공연예술에 관련된 새로운 형태를 제시한다고 생각한다. 작년 페스티벌에서는 록그룹 헤노세호스가 샤도 엘렉트로닉 컴퓨터 비주얼 아티스트와 공동작업을 보여주었다.

페스티벌은 총 3개의 경연으로 구성한다. 즉 경연이 곧 페스티벌의 일환이다. 경연대회 불어이름은 ‘뱅 뉘메리크 Bains numériques’. 첫 번째 경연은 댄스테크놀로지에 관해 선정된 심사위원이 1차 심사를 통해 8명의 예술가를 뽑고, 공연형태의 작품을 실제로 보고 단 2명을 뽑아 상금을 준다. 프리미어 상은 상금이 10만 유로, 그랑프리는 7만 유로이며 선발된 이들에게 1년 동안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두 번째 경연은 비주얼 아트에 대한 경연으로서 댄스테크놀로지와 같은 심사방법을 통해 5명의 예술가를 선출하여 도시의 공공장소에 전시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세 번째는 모바일아트에 관한 경연으로 아이폰 핸드폰으로 작품을 만들어 선보이는 것이다.

올해 페스티벌에서 기대되는 부분은 정영두의 공연이다. 한국에서 정영두가 춤을 추고 실시간으로 그의 춤을 프로젝트를 통해 프랑스로 전송하면, 스크린 영상을 통해 그의 춤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은 한국의 SK텔레콤과 프랑스 통신사 Orange의 공동참여로 이루어질 텔레프레젼스(Telepresence)를 이용할 계획이다. 이번 공연은 한국과 프랑스 관계에서 최초의 작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게다가 프랑스 관객은 스크린에 비치는 정영두의 춤을 보는 동시에 프랑스와 한국의 요리사가 준비한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으며 한국음악 그룹 비빙의 연주를 듣는다. 생각만 해도 멋지다.

 

 

Q 올 페스티벌의 포커스를 한국으로 선택한 이유는? 

A 오늘날 한국에서 이룩한 테크놀로지의 발전은 국제적 이목을 집중시키며, 한국 예술가들 역시 영화와 더불어 국제적인 수준으로 성장하였다. 한국은 가장 활발하게 테크놀로지 아트가 번성하는 국가이며 나아가 댄스테크놀로지의 리더 중 하나임이 틀림없다.
국제적 무대에서 얻은 예술적 명성의 근원은 전통예술에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전통예술은 모든 국가에 속해있는 일반적인 요소이며 문화유산의 기능을 할 뿐이다. 그러나 컨템퍼러리댄스에서 나타나는 예술적 특징들은 모든 국가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경우에 오늘날 예술과 테크놀로지의 결합으로 그 특징을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한국의 컨템퍼러리댄스는 디지털문화와 일반예술의 혼합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한국사회를 대표하는 문화현상이기도 하다. 만약 로봇에 관한 예술을 말한다면 나는 당연히 일본을 예로 들을 것이다. 하지만 비주얼아트에 관한 디지털예술을 말하자면 한국이 대표적인 아시아 국가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Q 한국 예술가의 작품을 보면서 느낀 개인적인 견해는? 

A 그들의 작품 속에는 ‘안무가의 언어’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전통예술에서 빌려온 요소들 특히 사회적, 역사적 맥락에서 차용된 요소들을 찾아볼 수 있다. 나에게 흥미로운 점은 신체에 관한 것, 존재에 관한 것이다. 예를 들어 정영두의 움직임에는 사회에서 통용되는 움직임 코드가 엿보인다. 신체를 지지하고 움직이는 방법은 이러한 관점에서 분석해볼 수 있다. 이는 다른 곳이 아닌 한국에만 있는 것이다.
 

 

Q 페스티벌 이름의 의미는? 

A 레 뱅(불어로 목욕탕, 욕조라는 뜻)은 물에 잠겨있는 상태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했다. 사실 우리는 디지털세계에 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곧 디지털로 이뤄진 커다란 욕조에 살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물은 곧 무대를 의미하기도 하는데,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우리 신체에 스며들어 있는 모든 것, 삶의 방식과 습관들이 물속에서 자연스럽게 공유하는 것처럼 디지털아트는 다양한 문화가 만나는 장(場)이 아니겠는가. 게다가 물은 문명이 발생하는 근원지라고 볼 때 ‘레 뱅’은 문화의 교차점으로서 의미를 지닌다. 또한 디지털예술은 단지 시각뿐 아니라 관객의 촉각과 청각 즉 오감을 자극할 수 있다. 바로 이는 장애인들이 잠수를 통해서 자신의 감각을 되살리려고 하는 이치와 비슷하다. 물은 유동성이 편리해진 사회 전체에 대한 상징이다. (역주 : 도시이름 ‘앙기앵-레-뱅’의 뒷부분에 해당되기도 한다. 프랑스에는 ‘레-뱅’을 포함한 도시이름이 많다.)
 

 

Q 디지털아트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A 먼저 디지털아트는 오늘날 급성장하고 있는 예술이기 때문에 정의를 내리기 어렵다. 10년 전에 아시아에서는 멀티미디어아트, 영국에서는 디지털아트 혹은 테크놀로지아트라고 불렀지만 유럽에서는 아트 뉴메릭 이라고 부른다.

디지털아트는 디자인, 공연예술, 조형예술 등 모든 예술과 연계하여 이루어지는 예술작업으로서 모든 예술에 다다를 수 있고 또한 문화의 교환이다. 혹은 다양한 장르에 대한 복합 연구이기도 하다. 나에게 디지털아트는 ‘성장한 예술’이다. 왜냐하면 예술작업이 모든 장르가 일반화된 각 장르의 특징들로 한계를 짓지 않고 그 이상의 기능을 제시하면서 작업이 미치는 범위가 팽창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디지털예술에서 컴퓨터작업을 통해 무용수가 춤을 추면 근육이 움직임에 따라서 소리가 나고 스크린을 통해 체온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과정이 가능하다. 즉 관객은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신체의 호흡이나 소리를 지각할 수 있는 가능성에 노출된 것이다.

 

 

Q 페스티벌의 운영철학에 대해 

A 예술가 선정에 있어 나에게 중요한 사항은 아티스트의 경력이 아니라 현재 그들의 프로젝트가 얼마나 독특한지를 보는 것이다. 또한 나의 프로그래밍에서 요점은 단순히 작품을 관객에게 보여주는 데 있지 않고 아티스트들이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자신의 작품을 실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술가의 높은 질이다. 특히 창의성이 풍부한 작품을 선호한다. 또한 나의 프로그램밍은 약간의 인류학적인 요소를 통해 이뤄진다. 오늘날 새롭게 발전한 예술형태를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면서도 동시에 역사적 맥락을 동시에 설명하고 싶다. 따라서 어떤 예술작품을 설명하는데 적절한 해석이나 주석이 꼭 필요한 것이다. 또한 나는 작품이 반복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장인정신이 깃든 독창성을 보고 싶다. 그리고 모든 예술공간에 열려있고 우리는 우리의 문화는 모든 것이 종합되어 있는 것처럼 페스티벌에서 모이고 창조적인 작업이 이뤄지는 그런 기회를 얻는 것이 나의 가장 큰 동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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