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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상상축제 디렉터 아르워드 에즈베 (Arward Esber)
프랑스 상상축제 디렉터 아르워드 에즈베 (Arward Esber)
작성자 : 슈퍼관리자 2010.06.14 유럽 > 프랑스

 

프랑스 상상축제 디렉터 아르워드 에즈베(Arward Esber) 

 

2010.3.25 인터뷰

인터뷰 진행 및 정리 : 서주연(월간객석 파리통신원)

사진: © MCM / M-N Robert

 

상상축제(Festival de l'imaginaire)는 매년 봄마다 파리에서 열리는 문화축제이다. 세계 문화의 집(La maison des cultures du monde) 주최로 1997년 창설해 올해로 14회를 맞는다. 다양한 형태의 문화집결지로서 공개되지 않은 문화를 소개하는 것에 주력해왔다. 특히 이 축제에서 주장하는 것은 ‘문화의 다양성’이다. 문명사회를 거쳐 오면서 인간의 욕망과 정신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다양한 형태를 입고 나타나기에 존중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단순히 전통문화를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새로운 세대에서 탄생한 전통문화의 양상을 보여주는 것에 주력한다. 전통은 후대가 반듯이 계승해야 할 문화유산이기도 하지만 컨템퍼러리 예술의 한 형태로서 존속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이 축제를 거쳐 간 예술가는 세계 곳곳에서 무척이나 다양하다. 말레이시아, 이란, 베네수엘라, 중국, 일본, 시리아, 인도 등 전 세계의 문화가 바스티유 원형극장이나 루브르의 강당, 기메 박물관, 아랍 문화원 등에서 펼쳐졌고, 파리로 몰려드는 문화홍수 속에서 관객은 문화상대주의에 대해 배우고, 토론했다. 이러한 다국적 문화들 가운데 한국문화 10년 전부터 꾸준히 프랑스 관객과 만나오고 있다. 2001년 판소리의 밤, 2002년 굿, 2005년 한지 전시, 2006년 황병기 공연, 2008년 영산제, 2009년 하용부와 바람곶, 2010년 바람곶 공연 등이다. 한국문화와 프랑스 관객을 위한 가교역할에는 상상축제 디렉터 아르워드 에즈베를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을 직접 방문하여 아티스트들을 만났고, 프로그램에 필요한 작품을 직접 선정해온 그녀에게 축제에 관한 설명과 한국문화에 대한 소견을 들어보았다.

 

Q 축제이름이 재미있다. ‘상상’은 어떤 의미에서 사용하게 된 것인가

A ‘상상’은 꿈의 세계이고 형태(forms)의 세계이다. ‘상상’은 모든 문화의 공통점이다. 각 문화와 문명 안에서 인간은 단 한가지의 공통점을 갖는데 그것은 곧 ‘상상’이다. 이 ‘상상’을 통해서 인간은 두려움, 죽음, 배고픔 등에 관한 기본적인 질문에 답할 수 있고, 이것은 모든 민족의 본성일 수도 있다. 또한 ‘상상’은 이 질문들에 형태(des forms)를 부여하는 매개체가 된다. 자연, 신 혹은 우리가 볼 수 없는 미지의 세계와 조우하기 위해서 우리는 상상에서부터 생각을 출발한다. 상상은 단지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어떻게 상상에 형태를 부여하고 구축하는지 깨닫는 것이다.

 

Q ‘상상축제’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달라

A 우선 ‘상상축제’는 ‘세계 문화의 집’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프랑스 관객에게 한 번도 소개되지 않았던 예술가를 발굴하여 소개하는데 목적이 있다. ‘상상’이 다른 문화의 음악, , 의식 안에서 어떻게 겉옷을 입고 현실에 드러나는지 알려주는 것이다. 우리는 전통문화유산에 관심이 있지만 여기서 전통이란 단지 제례의식에 속해있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계속해서 창조되고 있는 전통까지도 포함한다. 중요한 것은 오늘날 우리들이 느끼는 세계관이다. 세계관은 서구의 ‘상상’ 혹은 주류문화의 영향을 통해서만 구성되는 것이 아니다. 세계관이 형태를 갖게 되는 건 각 문화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하면 우리 세대는 경제활동을 위해서 세계화를 추구하고 있지만 문화에 있어서 이는 지양해야 할 점이다. 다른 문화를 존중하고 동시대에 서로 다른 삶의 양식을 갖고 있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서구문화에 있어서 현대성은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다른 것들과의 공존을 의미한다.

 

Q 축제 설립목적은 일종의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문화 국수주의를 배제하자는데 있을 것 같은데, 축제의 역할에 대해 설명해 달라

A 상상축제는 문화적인 역할을 하면서 정치적인 면을 갖는다고 말할 수 있겠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정치’의 의미가 아니라 윤리적인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정치’이다. 이 축제는 개인주의, 지역주의, 도시가 갖는 문제점에 대해 숙고하게 만들고 사회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위치를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중요한 것은 존중이다. 개인을 존중하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것, 이런 의미에서 정치적인 경향이 있다. 이것은 아주 철학적일지도 모른다. 정치처럼 사회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하여 권력을 지닐 것인지가 문제가 아니라 다른 문화를 수용하고 제대로 바라보자는 우리의 이념을 표현하는 측면에서 정치적 성향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문화적인 차이가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그리고 서로 대화를 해야 한다.

 

Q 그렇다면 당신에게 문화란 무엇인가

A 문화는 모든 것이다. 문화는 삶이다. 삶을 이루고 나서 문화의 여러 단계는 있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말이다. 어떻게 먹는가. 왜 그것을 먹는가. 무엇을 읽는가. 모든 질문이 다 문화이고 모든 것을 문화라는 틀 속에서 바라볼 수 있다. 그리고 관습이나 테크놀로지, 사고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수준이 생길 수는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문화를 말할 때 철학이나 개념을 통해서 문화를 설명하려고 해왔는데, 나는 신체가 문화를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문화를 접할 때 인식되는 점은 신체이다. 문화는 특별히 사고(Pensée)의 영역이 아니다. 정신, 사고, 영혼 모두 신체에 속하며 그 사이에서 상호작용이 일어난다.

 

Q 작년 하용부와 바람곶이 초청되었을 때, 학생관객을 대상으로 공연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학생들이 작품을 이해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렇다면 일반관객은 어떻게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가

A 성인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은 없다. 하지만 나는 관객이 이국적인 정서(exotisme)를 갖는 것을 피하고 싶다. 이국적인 정서는 일종의 찬미(exaltation)라고 누군가가 나에게 아름다운 정의를 내려주었다. 다시 말하면 작품을 보고 우리는 흔히 말한다. “아! 너무 놀랍고 훌륭해!” 하지만 이해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따라서 작품을 볼 때 중요한 것은 그 작품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우선 파리 시에서 제공하는 광고를 유포하여 관객이 흥미를 갖도록 유도한다. 이 텍스트는 교육적인 내용에 기초하지 않고 단지 간단한 정보만을 준다. 하지만 일단 관객이 공연을 선택하고 극장에 찾아오면 우리가 준비한 프로그램을 통해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읽을 수가 있다. 게다가 우리는 공연 전에 짧은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여 관객이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키워드를 준다.

 

Q 당신은 작년 하용부와 바람곶을 초청하기 위해 직접 한국을 방문했고 한국안무가들과 만났다고 들었다. 초청예술가를 선정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

A 예술가를 선발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내 스스로 책임감을 갖는 일이다. 그렇기에 우선 우리는 작품을 직접 봐야 한다. 그리고 그 작품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며 예술가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왜냐하면 예술가들이 국내무대가 아닌 국외무대에서 생소한 관객 즉 프랑스 관객을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종종 그들은 자국에서 해왔던 식으로 공연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매번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직접 극장을 방문해야 하고 그 시스템을 알아야 하며 극장에 맞춰서 어떻게 작품을 변형시킬 것인지 등 이런 것들을 위해 누군가와 만나서 토론을 해야 한다.

경제의 세계화로 인해서 예술가들은 불행하게도 국내외에서 모두 유명해지기를 열망한다. 이를 가장 빠르게 성취할 수 있는 방법은 미디어를 이용하거나 보다 거대한 매체를 통해 알려지는 것이거나 혹은 외국에서 선호하는 스타일을 추구함으로써 이룰 수 있다.

외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아이디어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모두들 이러한 스타일을 추구하려고 난리가 난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누군가가 ‘퓨전’을 시도했다고 치자. 아무래도 ‘퓨전’은 부모의 권위에 반항하거나 정치적인 세력에 저항하는 젊은 세대와 연관이 있을 것이다. 그 세대는 ‘퓨전’에서 자유를 찾는다. 이러한 자유에서 나온 것이 월드뮤직이라고 일반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이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가 과거의 관습에 반항할 권리는 갖고 있지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이것과 다른 것을 받아들여 이제까지 살아오지 않았던 환경을 만드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예술가 선정의 첫 번째 기준이 될 것이다.

두 번째 기준은 예술가가 우리(프랑스)문화에 있지 않은 것을 지니고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다. 만약 어떤 예술가가 서구의 것처럼 작품을 만들었다면 우리에게는 전혀 흥미롭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그러한 류의 작품을 보아왔고, 따라서 새로움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흥미로운 것은 예술가들이 자신의 고유한 문화적 요소에서 출발해서 어떻게 새로운 것을 재창조 해내는지에 있다. 즉 한국어 문법과 어휘로 교육받은 한국 문학작가가 완전히 새로운 언어의 구조 혹은 이미지를 만드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Q 바람곶이나 하용부가 그러한 예일 것 같다. 그렇다면 작년에 이어서 바람곶을 다시 초청한 이유도 그런 이유인가

A 바람곶은 정말 흥미로운 그룹이다. 특히 그들이 악기를 다루는 것이 무척 놀랍다. 전통악기를 연주하여 컨템퍼러리 음악을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단지 컨템퍼러리라는 감각적 느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매우 한국적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단지 오늘날 전통을 컨템퍼러리 적인 요소와 접목시킨다는 것에서 보아야 할 것은 이러한 이유일 것이다. 서양의 문화를 무조건 따라하는 것, 그것은 당연히 좋은 것이 아니다. 만약 과거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문화를 계승하여 지속해오는 과정에서 그 예술이 예술적으로 가치가 있다면 그러한 예술적 창작방법을 이어나가면 된다. 전통을 어떻게 현대화를 했던지, 전통을 잃고 현대화를 쫓아가던지 간에,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그 예술가가 진짜인가 아닌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우리 축제에 초청하는 예술가를 결정하는 방식도 이러한 맥락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어떤 예술가가 전통적인 몸짓과 전통적인 것을 하고 있다고 해서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가 뭔가 반짝이는 것을 갖고 있지 않은 채 전통만 한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무엇보다 예술가가 되어야 한다. 그는 천재이어야 한다.

 

Q 한국문화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는지 궁금하다

A 매우 다이내믹하고 다양하다. 전통적인 문화가 존재하는 동시에 클래식 발레와 컨템퍼러리 무용과 같은 현대문화가 넘쳐난다. 한국예술가는 독특한 한국적인 정신을 통해서 움직임을 찾으려고 하며 이것을 어떻게 새로운 시대의 경향과 만나게 할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다양성은 연극에서도 드러난다. 텍스트에 기초하면서도 다른 요소들과의 접목을 시도하기 때문이다. 한국문화는 젊고 생명력이 넘친다.

 

Q 한국춤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정신이 있다면

A (한국춤의 정신을 설명할 수는 있지만 이것은 지극히 나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이것이 꼭 진실이라고 말할 순 없다) 한국춤에는 특별한 신체성이 있다. ‘다리가 땅을 딛고 섰을 때 느끼지는 땅과 숨의 만남’에서 특별히 리듬을 찾을 수가 있다. 음악이나 악기연주에서도 마찬가지고 무용, 제의, 음악 등 모든 장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러한 점은 하용부의 춤에서도 느꼈다. 땅과 숨의 만남에서 형상화되는 리듬은 상상이 형태를 입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본다. 현재 한국에서 샤머니즘적인 의식을 일상생활의 일부로 실천하고 있지 않지만, 이러한 의식은 사람들의 정신 속에 배어있고 그들이 의식하지 못한 채 저절로 표현된다. 이것은 죽음, 배고픔, 삶 등에 관련된 생각들에 관련된 민족의 세계관과 연관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각 민족의 세계관은 종교적 믿음이나 언어를 통해 드러나기도 하지만 당연히 일반적인 삶에서 그리고 예술에서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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