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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영의 음악은 ‘New’하고 ‘Now’하다
김효영의 음악은 ‘New’하고 ‘Now’하다
작성자 : 송현민 (음악평론가) 2016.07.27

생황·피리 연주자 김효영
김효영의 음악은 ‘New’하고 ‘Now’하다


언제부턴가 전통음악계에 ‘작가주의’란 말이 통용되고 있다. 흔히 잘 나간다는 연주자들은 ‘연주’만을 일삼지 않는다. 그들은 저 스스로 악기에 맞는 ‘음악을 만들고’, 작곡가에게 직접적인 영감을 주어 본인이 원하는 스타일의 ‘곡을 받아낸다’. 생황·피리 연주자 김효영은 작가주의 연주가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몇 년 전까지 국악은 선율과 화성의 시대였다. 선율을 노래하는 해금과 화성을 충분히 연출하는 여러 줄의 가야금이 각광 받았다. 그리고 이제 음색과 음향의 시대가 오고 있다. 그래서 묘한 음향의 생황과 양금이 조명받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유행의 흐름을 선도할 만큼의 생황의 레퍼토리도 연주자도 충분치 않다. 그래서 김효영이 생황을 위한 곡을 쓰거나 발표할 때, 많은 이들이 그녀의 존재와 행보를 주목한다. 생황을 비롯하여 피리와 태평소 그리고 작곡과 연주에 능한 김효영을 만나 2016 서울아트마켓(10월 4~8일)에서 무엇을 보여줄지 묻고 들었다.   

필자와 김효영 생황연주가  © 이강혁

▲ 필자와 김효영 생황연주가  © 이강혁

서울아트마켓 참가는 이번이 처음인가요?

해외 진출에 관심이 많아서 예전에 구경 온 적이 몇 번 있어요. 2010년에는 개인 부스를 만들기도 했지만, 특별한 성과는 없었습니다. 그땐 내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보여주어야 할지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선정된 소감과 올해 서울아트마켓을 통해 이루고 싶은 계획이 궁금합니다.

서울아트마켓을 찾는 국내외 델리게이트들에게 제 음악을 들려주고 해외 진출의 가능성을 검증 받아보고 싶습니다. 해외 공연은 지인이나 개인적인 경로를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고, 현지에서의 공연도 일회성으로 그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죠. 

서울아트마켓을 해외 진출의 교두보로 삼았던 음악가나 앙상블이 많습니다. 이들을 볼 때 음악가로서 어떤 생각이 드나요?

일단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음악가나 앙상블을 보면 그들만의 특별한 것이 있습니다.  독특한 색, 뛰어난 앙상블은 물론 음악은 말할 것도 없죠. 예를 들어, 그룹 잠비나이의 결성 초기에 ‘신선하다’ ‘뭔가 되겠다’라는 강한 인상을 받았어요. 그룹 공명 역시 그랬죠. 그들의 음악적인 구성 역시 명확합니다. 국악기가 지닌 특성과 색에 집중하며 자기들의 색을 드러내죠.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저의 음악적인 색은 너무 다양하기 때문에 오히려 명확한 색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나를 어떻게 보여줘야 할까’ 그리고 ‘내가 어떻게 보일까’에 대한 건강한 고민을 이번 서울아트마켓을 계기로 하고 있습니다.   

피리와 태평소 그리고 이제는 김효영 씨만의 전매특허가 된 생황 연주자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생황 자작곡을 만들기도 하고, 레퍼토리를 확장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과 음악에 대해 사람들은 어떻게 평가하나요?

2006년에 생황으로 첫 독주회를 한 이후 꾸준히 레퍼토리에 변화가 있었습니다. 활동 초기에는 탱고 같은 대중적 음악을 연주한 게 강한 인상을 주었는지, 국내 관객들에게만 인기가 있을 거라는 한계점을 지적하더라고요. 그런데 최근 몇 년 동안 실험적이고 면밀한 앙상블이 요구되는 곡들을 많이 연주했어요. 그랬더니 예전과 다른 시선으로 제 음악을 인정하더라고요. 국내에서는 저의 음악에 대해 한국음악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곤 해요. 반면 해외에서는 세상에 있는 수많은 음악 중 하나라는 시선으로 저의 음악을 대하는 느낌을 받곤 해요.  

© 김효영

▲ © 김효영

김효영 씨가 생각하는 생황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일단 생김새가 독특하지 않나요? 외국에서 연주할 때, 대부분의 관객이 신기한 눈빛으로 쳐다봅니다. 소리를 ‘천상의 소리’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연주법에 따라 ‘지옥의 소리’를 낼 수 있는 악기이기도 해요. 저는 이러한 특색을 최대한 살려서 곡을 만듭니다. 즉흥연주를 할 때 피리는 생황보다 더 많은 기동성을 발휘합니다. 제가 두 가지 악기를 모두 다룬다는 게 자랑스럽고, 저만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해요.  

해외 공연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5·6월 프랑스 북부의 발랑시엔 극장에서 <카르푸 앵테르나시오날(Carrefour International)> 공연이 있었어요. 한국·캄보디아·베트남·이란 등의 전통음악가들을 초청해서 각국의 전통음악을 선보이고, 콜라보레이션을 한 공연이었죠. 공연의 콘셉트는 음악을 통해 세계를 여행한다는 것이었어요. 나중에 기사를 보니 생황보다는 피리에 관심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당시 이란 전통악기인 탄부르와 이중주를 하기도 했는데, 반응이 좋았는지 내년 공연에 다시 초청받았습니다. 2015년 하우스콘서트 유럽투어에 참여했었는데요. 프랑스 리옹에서 로랑 마리우스(타악)와 협업을 통해 색다른 경험을 하기도 했어요. 이러한 과정 속에서 자국의 색을 명확히 드러내는 ‘전통’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의 음악이 이런 뿌리와 닿아 있다는 점에서 기쁨을 느낄 때도 있고요. 해외로 나가면 이러한 ‘전통’을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와 이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주어지는 것 같아요. 

최근 젊은 국악인들이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십분 활용하여 전세계 음악가들과 활발히 만나고 있습니다.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나요?

2014년에 파리국제예술공동체(Cité Internationale des Arts)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통해 3개월 동안 파리에 체류했어요. 그곳에서 프랑스의 재즈 보컬리스트, 피아니스트, 색소포니스트를 만났습니다. 새로운 음악가와의 만남은 곧 새로운 음악으로 이어지곤 하죠. 그들과 함께하며 만족할 만한 음악적 결과물을 얻기도 했어요. 하지만 귀국하면 이들과 다시 만날 수 있는 경로와 기회를 잡기가 힘들더군요.

음악가들의 해외 진출을 보면, 자신의 레퍼토리를 중심으로 한 공연과 페스티벌 참가가 있고, 다른 한편으로 현지 음악가들과의 공동 작업의 길이 있습니다. 둘 중 어떤 것을 더 원하나요?

저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모두 다 환영합니다. 지금까지 만든 음악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도, 낯선 음악가들과 함께 하는 것도 모두 욕심이 나기 때문이죠. 앞서 말한 <카르푸 앵테르나시오날(Carrefour International)> 공연에서 캄보디아의 전통무용에 맞춰 생황을 즉흥으로 연주한 적도 있는데요. 무용·연극과 즉흥적으로 함께 하는 것도 개인적으로 선호해요. 다름과 차이를 전제로 한 만남, 나의 것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동화를 위한 만남은 언제나 늘 즐겁더라고요. 2015년에 하우스콘서트와 국립국악원이 함께 한 <하운다기봉(夏雲多奇峯)>에서 ‘笙-Improvisation’을 무용가(임희영)와 함께했었는데요. 그것 역시 기억에 깊이 남아 있습니다.

© 김효영

▲ © 김효영

이번 서울아트마켓에서 어떤 것을 보여줄 예정인가요?

저는 생황·피리·태평소를 모두 다루는 연주자이지만, 생황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킬 계획이에요. 생황을 중심으로 독주, 대금과 함께 하는 2중주, 피아노·타악기와의 앙상블 등의 곡을 준비할 예정입니다. 제가 작곡한 독주곡 ‘고즈-넋’과 ‘생(笙)’을 비롯하여 저의 즉흥연주 능력을 부각시키고, 그동안 같이 작업해 온 작곡가 박경훈씨의 곡들도 소개하려고 해요. 아시아에서 태어난 생황은 전 세계에 비교적 잘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 한국의 생황 연주자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자작곡과 작곡가의 곡을 모두 아우르는데요. 둘 중 어떤 것이 더 좋습니까?

제가 전문 작곡가가 아니기에 곡을 잘 쓰기는 어렵고, 또 작곡 과정 역시 오래 걸려요. 그래서 아직 많은 곡을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완성된 곡은 나의 음악성을 오롯이 보여주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작곡가가 써서 주는 곡이라고 해도 ‘나의 것’과 ‘나만의 음악성’이 없으면 안 됩니다. 내 연주를 작곡가가 듣고 그가 내게 맞는 곡을 작곡해서 주고, 그렇게 내가 원하고 그리워하던 음악을 눈 앞에서 그려갈 때, 연주가와 작곡가 모두 성장한다고 생각해요. 

김효영 생황연주가  © 이강혁

▲ 김효영 생황연주가  © 이강혁

서울아트마켓이 열리는 10월은 김효영에게 정말 바쁜 달이다. 2일 전주세계소리축제에 오르고, 8일 2016 북촌낙락(北村樂樂)에서 <김효영의 생황풍류>를 선보인다. 특히 <김효영의 생황풍류>에서는 전통에 기반을 둔 생황 산조부터 즉흥곡까지 선보인다. 그 외에 그동안 활동하며 대중성과 음악성을 검증받은 곡들로 구성한 그녀의 세 번째 음반이 나오는 때도 10월이다.
그녀의 바쁜 일정만큼 생황의 현주소와 가능성을 잘 보여주는 것은 없다. 생황은 그만큼 인기 있고, 여러 음악과 공연에함께 하며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는 것. 그 가운데 김효영이 있다. 

ⓒKAMS



송현민 (음악평론가)
음악 듣고, 글 쓰고, 음악가들 만나며 책상과 객석을 오고간다. 월간 ‘객석’을 중심으로 취재 및 집필 활동을 하고 있으며, KBS 1FM(93.1)에서 공연장의 실황을 전하고 있다. 제13회 객석예술평론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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