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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전문가들을 통해  해외 공연예술계의 주요 동향 및 이슈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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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제 밖에서의 새로운 행보
체제 밖에서의 새로운 행보
작성자 : 우원광 _ 차오창디 워크스테이션 공동대표 2011.12.05 아시아 > 중국

체제 밖에서의 새로운 행보
[포커스] 차오창디 워크스테이션을 통해 본 중국 독립예술 현황


차오창디 워크스테이션(Caochangdi Workstation) 은 베이징 우환로 근처의 차오창디라고 하는 지역에 위치해 있다. 본문은 이 지역에 건립된 예술공간인 차오창디 워크스테이션(이하 차오창디)을 사례로 독립 예술공간과 독립다큐멘터리, 극장의 관계를 통해 중국의 체제 밖에서 발전되고 있는 독립 다큐멘터리와 극장의 행보를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90년대 초는 중국의 독립 다큐멘터리와 극장이 발단된 시기로 작품의 검열과 제제에 불만을 가진 창작자들이 방송국이나 영화 스튜디오, 국공립극단 외부에서 독립적인 창작활동을 시작했다. 이들 작품은 자연히 심의를 통해 방송국, 공공극장과 같은 체제 내 통로로는 대중과 만날 방도가 없어 대부분 술집이나 개별 대학 내 프로그램, 또는 티켓을 팔지 않는 “내부공연” 등으로 조심스럽게 모습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고 유일한 통로는 국제영화제나 연극, 무용 페스티벌 등에서 상영(또는 공연)되는 것이었다. 이는 90년대의 기본적인 상황으로, 21세기에 들어서 중국 경제의 고속발전이 가져온 상업화 시대에 문화정책은 예전처럼 엄격하지 않은 듯 보이지만, 독립예술창작에 어떤 기금 후원이나 지원이 없는 것은 동일하다.

한편, 나날이 상업화되는 시대가 만들어낸 매우 물질화된 사회분위기는, 개인 창작자들로 하여금 더욱 고립과 이질감을 느끼게 하였다. 방송국, 영화관, 극장에서는 여전히 이러한 독립적이고 비상업적인 작품들을 반기지 않았고, 이러한 작품을 상영했던 술집들마저도 문을 닫고 도산했다. 극장 또한 더욱 비싼 대관료를 지불해야만 공연허가를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독립적인 방식으로 창작을 고집하는 제작자들은 방송국 홍보에 열을 올리거나 상업적 수요에 부응하는 작품을 제작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해외영화제나 각종 페스티벌을 순회하며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게 해야 하는 곤경에 처해 있었다. 중국의 진정한 관객은 사라졌고, 창작자와 사회의 연결고리는 단절되어 창작에 필요한 자원과 능력은 점점 위축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21세기 초기 몇 년간 지속되었고, 중국의 독립다큐멘터리와 공연 창작은 체제와 상업화의 이중적 압박을 받으며 생존과 발전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었다.

     
차오창디 워크스테이션   리허설 스튜디오    아카이브   거주공간

독립예술가들의 플랫폼

필자 본인은, 중국 독립다큐멘터리의 초기 제작자 중 한 사람으로서 1988년부터 독립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시작하였다. 동시에 안무가인 원후이(文慧)와 90년대 초기 독립 공연창작단체인 리빙댄스스튜디오(Living Dance Studio)를 창립하였다. 이 스튜디오는 중국의 초기 독립 제작단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필자의 개인경험은 독립창작을 고집해온 많은 동료들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의 창작뿐만 아니라 동시에 같은 독립 공연물의 창작이 발전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함께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반드시 독립적인 예술공간을 만들어야 하며, 자신의 창작활동을 지속하는 것 외에도, 자신의 예술과 목소리를 분명하게 전달하는 데에 있어서 뜻을 같이하는 보다 젊은 동지들을 포함한 많은 독립 창작자들과 연합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차오창디가 2005년 건립되기 시작할 당시의 취지이다. 차오창디는 해외의 예술기관, 예술가와 협력해 다큐멘터리, 연극•무용 워크숍, 강좌, 페스티벌 등을 개최하여 독립 창작자, 학생 혹은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같은 길을 걸어가는 많은 사람들의 선두에 서서 우리의 작품 창작과정을 통해 독립예술이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2005년부터 매년 5월에 개최하는 메이페스티벌(May Festival)과 10월에 개최하는 크로싱페스티벌(Crossing Festival)은 차오창디의 주요 프로그램이다. 이 두 페스티벌은 독립 다큐멘터리와 공연을 동시에 발표한다. 100여 편이 넘는 독립 다큐멘터리가 페스티벌을 통해 상영되었으며 베이징의 페이퍼 타이거(Paper Tiger)와 상하이의 주허니아오(组合嬲, Zuhe Niao) 등 작품성 있는 독립 극단들의 작품과 베이징, 지난, 광저우 등 10여 개 도시에서 온 젊은 독립 단체들의 작품이 공연되었다. 2006년에 시작된 ‘젊은 다큐멘터리 필름메이커 트레이닝 프로젝트’(Young Documentary Filmmaker Training Project)에는 이미 전국 각지의 120명 남짓한 젊은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이 참가하여 자신들의 창작을 시작했다. 공연 부문에는 2006년 시작된 ‘젊은 안무가 프로젝트’(Young Choreographer Project)가 3년 동안 지속되어, 30명의 젊은 독립 안무가 혹은 단체가 제작 지원을 받고 차오창티 워크스테이션의 페스티벌 기간 동안 공연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 혹은 지원 프로젝트는 모두 국제 교류가 전개되면서 이루어질 수 있었다. 네덜란드의 보르네오코(Borneoco), 독일의 괴테문화원(Goethe Institute), 스위스의 스위스필름(Swiss Film), 프로헬베시아(Pro Helvetia) 등 유럽의 몇몇 문화기관 혹은 페스티벌과의 협력과 지원아래, 유럽의 공연예술가와 영화제작자들이 차오창디에 초청되었고, 그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는 동시에 워크숍과 강좌도 진행하였다.

차오창디 워크스테이션에서 상영, 전시 혹은 창작지원을 받은 작품은 모두 창작자의 자유창작이며, 창작자들은 도시에서 살아가는 외지 노동자로서의 몸부림, 농촌 사회의 모순충돌, 실업자 혹은 동성연애의 운명 등의 소재를 통해 사회현실과 자신의 현재 상황, 경험, 느낌 등을 표현하였다. 당연하게도 이러한 작품이 중국의 주류 통로를 통해 선보일 기회는 여전히 없다. 그러나 최소한 현재 차오창디는 더욱 많은 독립 제작자들에게 플랫폼을 제공하는 동시에 이 분야에 관심 있는 더 많은 관객들이 이곳에서 감상하고 토론하게 한다. 이를 통해 바로 여기에서 하나의 독립 다큐멘터리, 공연작품, 더욱 많은 사람들과 사회가 어우러지는 공간 역시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공동의 ‘민간 기억 보관소’

이러한 과정 속에서 차오창디는 예술이 사회에 어떠한 영향, 참여, 변화, 실천을 가져오는지에 대해 계속 고민해왔다. 2005년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농민 다큐멘터리 프로젝트(Villager Documentary Project)’는 차오창디의 중요한 실천 중 하나이다. 이 프로젝트는 DV영상기를 ‘풀뿌리 배경’을 가진 촌민에게 보급하여 그들이 직접 촬영에 참여하게 하는 것이며, 이는 ‘자신의 목소리로 말해보기’ 방식의 시작이다. 전국 9개 성(省) 출신의 10명의 농민작가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촌민자치’를 주제로 첫 번째 다큐멘터리를 완성하였으며, 그 안에는 마을의 위원회 선거, 공공사무와 골칫거리의 해결과 처리 과정 등을 담아내었다. 이후에도 이 프로젝트는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으며 그 중 4명의 촌민작가는 이미 8편의 장편 다큐멘터리를 완성하였다.

농민다큐멘터리 프로젝트

2010년에 이 프로젝트는 더욱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 민간 기억 프로젝트(Folk Memory Project)’로 변화하게 되어, 마을주민 외에도 예술가, 다큐멘터리 감독과 예술학교 학생 30명 등이 속속 참여했다. 모든 참여자들은 마을로 돌아가고 과거로 돌아가서 마을 노인들의 과거 기억을 인터뷰하고 이 과정 중에서 자신의 공연과 다큐멘터리를 창작하였다. 2010년 10월, 8시간 길이의 《기억: 굶주림》이 상연되었다. 모든 배우는 프로젝트의 참여자였다. 그들은 오랜 시간 매몰되어 있던 노인들의 기억은 물론, 그것을 찾아가는 과정 중 자신의 경험과 이야기들을 무대로 끌어올렸다. 노인들의 50년 전 굶주린 기억과 함께 그들은 무대 위에서 증언되었다. 그들은 ‘역사를 찾는 사람’일 뿐만 아니라 현실의 발견자이기도 했다. 이는 오랜 기간 지속되어야 할 프로젝트로 마을에서 온 노인들의 인터뷰가 점점 축적됨에 따라 공동의 ‘민간 기억 보관소’가 현재 건립되고 있으며 동시에 이들 참여자들도 끊임없이 자신의 예술창작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현실과 환경건설에 대한 참여 개입, 예술 창작 과정 중에서 반드시 감당해야 할 타인과 사회에 대한 공헌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에서 차오창디의 독립공간과 독립창작의 교류는 여전히 극히 작은 일부에 불과하다. 그러나 중국의 고속도로와 같은 문화정책 현실에서 하나의 가능성 있는, 즉 새로운 시작으로서 독립문화창작과 교류환경이 탄생하기 시작한 것은, 고속도로 외에 보조도로를 만들 듯 더욱 많은 비슷한 종류의 공간과 창작자의 탄생을 촉진할 것이라 기대한다. 이것은 일종의 독립예술환경 자아의 건설과 발전의 시도일 지도 모른다. 이러한 생각이 가능했던 것은 중국의 예술가들이 독립 다큐멘터리, 공연 창작, 전시교류가 매우 부족한 환경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환경의 변화를 기다리기보다는 주체적으로 자아변화를 시도하고 이러한 변화를 위해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 더 낫기 때문일 것이다.

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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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광 _  차오창디 워크스테이션 공동대표
우원광(吴文光)은 TV저널리스트로 활동하다 1994년 독립 댄스컴퍼니인 리빙댄스스튜디오를 무용수이자 안무가인 원후이와 공동창립 했다. 2005년 베이징 798예술구 주변에 위치한 독립예술공간 차오창디 워크스테이션을 공동 설립했다. 비디오 아티스트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중국의 역사, 사회적 배경(문화 대혁명, 대기근 시대 등)을 기점으로 한 사람들의 기억을 모으는 작품을 발전시켜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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