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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전문가들을 통해  해외 공연예술계의 주요 동향 및 이슈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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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문화’ 블록과 아르헨티나
남미 ‘문화’ 블록과 아르헨티나
작성자 : 김경희_주 아르헨티나 중남미한국문화원 2014.11.18 중남미 > 아르헨티나

남미 ‘문화’ 블록과 아르헨티나
[동향] Escena70, 부에노스아이레스 공연예술마켓 리뷰


남미 경제블록, 남미 문화블록

남미에서 개최되는 행사에 참가할 때면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언어 소통이다. 브라질(포르투갈어)을 제외한 거의 모든 국가에서 스페인어를 쓰는 데다가 브라질 사람은 포어만, 그 외의 사람은 서어만 써도 소통에는 크게 어려움이 없다. 역사적 배경은 안타깝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는 이렇게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같은 모국어로 소통하는 것’이 여간 신기하지 않다. 게다가 남미에서 국경이 맞닿아 있는 국가끼리는 여권도 없이 통행을 할 수 있단다. 북쪽은 군사분계선으로, 나머지 삼면은 바다에 둘러싸여 ‘육로로 국경을 통과하는 것’이 불가능한 우리나라에서는 이 역시 생경한 일이다.


이를 보면 남미국가연합(UNASUR)이 강력한 연대를 형성할 수 있는 게 어쩌면 당연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이 경제블록은 이제 문화산업에서도 막강한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중남미 문화 프로모터 네트워크인 라레드(La Red; La Red de Promotores Culturales de Latinoamérica y el Caribe는 이미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등 18개국에 회원 기관을 두고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으며, 올해 아르헨티나에서 처음 개최된 남미문화산업마켓(MICSUR; Mercado de Industrias Culturales del Sur)은 남미공동시장(Mercosur) 회원국을 중심으로 통합적 네트워킹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 중심에서, 아르헨티나는 이 방대한 문화블록의 주역을 맡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극장가 코리엔테스 거리 모습

코리엔테스 거리ⓒAdeline Jimenez

부에노스아이레스 극장가 코리엔테스 거리 모습 코리엔테스 거리ⓒAdeline Jimenez

아르헨티나 공연예술의 중심, 부에노스아이레스 복합문화공간

연방제 공화국인 아르헨티나에서는 문화행정기구 역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각기 설치되어 있는데 이 중 부에노스아이레스 시(市) 문화부는 다른 문화부에 비해 훨씬 높은 비중의 문화예산으로 수많은 프로그램과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자연히 아르헨티나의 문화예술 활동 역시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 규모는 공연예술 인프라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연방 문화부에서 운영하는 아르헨티나 문화정보 시스템(SInCA, Sistema de Informacíon Cultural de la Argentina)에 따르면 현재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에 위치한 공연시설은 287개인데 문화체육관광부와 (재)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수행한 2013공연예술실태조사에서 발표한 서울 소재 공연 시설이 352개이니, 서울의 1/3 면적의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에 서울의 80%가 넘는 공연 시설이 있다는 것은 특기할 만하다.


이러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중심에는 ‘남미의 브로드웨이’로 불리는 코리엔테스 거리(Av. Corrientes)가 있다. 그중 부에노스아이레스 공연예술 신에서 가장 구심점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코리엔테스 거리에 위치한 ‘부에노스아이레스 복합문화공간(CTBA; Complejo Teatral de Buenos Aires)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복합문화공간은 시 문화부 소속의 공연장 콤플렉스로, 산마르틴 극장(Teatro San Martín), 사르미엔토 극장(Teatro Sarmiento), 레히오 극장(Teatro Regio) 등 5개의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은 연극, 무용, 음악, 인형극 공연 외 영화 상영, 사진 전시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문화예술 활동에 활용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복합문화공간 중 산마르틴 극장 외관ⓒEscena70

부에노스아이레스 복합문화공간 중 산마르틴 극장 외관ⓒEscena70

부에노스아이레스 공연예술, 세계와의 커넥션을 마련하다

지난 10월 6일부터 8일, 부에노스아이레스 복합문화공간의 주관으로 에스세나70(Escena70 Scene70, 이하 Escena70)-부에노스아이레스 공연예술마켓(Mercado de Artes Escénicas de Buenos Aires)이 열렸다. 이는 산마르틴 극장 개관 70주년을 맞이하여 개최된 행사로, 콜롬비아 중심의 라틴아메리카 문화 프로모터 네트워크인 레드랏 콜롬비아(Redlat Colombia)와 음악마켓 서큘아트(Circulart)의 협력으로 이루어졌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복합문화공간의 알베르토 리갈루피(Alberto Ligaluppi) 감독과 서큘아트의 옥타비오 토본(Octavio Arbeláez Tobón) 감독의 개회사로 시작된 이 행사는 너무나 간단명료하게도 비즈니스 라운드와 공연 프리젠테이션, 단 두 가지의 메인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즈니스 미팅에는 중남미 국가 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스페인, 프랑스, 포르투갈, 네덜란드, 러시아, 한국 등 21개국에서 51명의 프로그래머가 참가하였다. 필자가 참가한 한국이 아시아에서는 유일한 참가국이었으며, 아르헨티나 측에서는 코르도바 공연예술마켓의 마르셀로 카스티요(Marcelo Castillo)와 레알극장의 라울 산시카(Raúl David Sansica) 등의 참가가 눈길을 끌었다. 공연 프리젠테이션에서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98개(연극58, 무용28, 서커스6, 퍼포먼스5, 인형극1)의 공연 중 35개 작품을 선보였다. 올해 5~6월에 진행된 공모의 심사는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페스티벌(FIBA; Festivales Internacional de Buenos Aires)의 예술감독인 다리오 로페르피도(Darío Lopérfido) 외 공연예술 전문가 4인이 맡았으며, 쇼케이스는 산마르틴 극장, 산마르틴 문화센터(Centro Cultural General San Martín) 등 코리엔테스 거리의 주요 공연장 여섯 곳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무용 쇼케이스 <El Ocaso de La Causa>

연극 쇼케이스 <Cinthia interminable>

무용 쇼케이스 연극 쇼케이스

내실 있는 공연예술마켓, 네트워킹은 아쉬워

3일 동안 진행된 수많은 공식 쇼케이스와 링크 프로그램, 매일 세 시간씩 빠듯하게 진행된 비즈니스 라운드는 Escena70의 명확한 비전을 보여주었다. 이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제작된 공연의 해외 진출’일 것이다. 아직은 성과를 기다리는 단계이지만 Escena70은 공연예술마켓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게 운영되었고 나름 내실 있는 행사로 마무리 되었다. 그러나 초청 인사들에게 공통적으로 나온 아쉬움은 네트워킹 시간이 너무 적어 기관 간의 협력을 도모하기 힘들었다는 점이다. 본 행사에 대한 참가자들의 기대치가 비단 ‘축제에 초청할 좋은 공연을 찾는 것’에 그치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남미 각국의 프로그래머들은 당연하다는 듯 내년 1월, 칠레 ‘산티아고 아 밀’에서의 만남을 기약하며 안녕을 고했다.


물론 공고한 동반자 그룹은 자주 ‘배타성’을 띠기도 한다. 이번 행사에서도 비즈니스 라운드 외의 공간에서는 영어 통역이 전혀 제공되지 않았고, 이에 따라 꽤나 흥미로운 작품이 많았음에도 소통에 큰 아쉬움을 남겼다. 이미 방대한 시장을 공유하고 있는 그들에게 지구 반대편의 작은 국가는 목표 시장의 우선순위에서 벗어나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이 거대한 연합에 편입될 수 있는가는 접근하는 우리의 몫이다. 몇 단계만 걸치면 세상의 모든 사람과 연결된다는 ‘작은 세상 네트워크’ 이론은 중남미의 문화예술 시장에서 손쉽게 증명할 수 있다. 더 많은 한국 공연을 중남미에서 볼 수 있길 바라며, 아르헨티나가 꽤 괜찮은 매개 공간임을 알리고 싶다.

비즈니스 라운드ⓒEscena70

개막일 네트워킹 시간

비즈니스 라운드ⓒEscena70 개막일 네트워킹 시간

아르헨티나 문화산업은 건재하다

지난 7월 말, 아르헨티나는 2001년 이후 13년 만에 두 번째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다. 페소화 가치는 급락하였고 경제 불황과 이에 따른 치안 문제로 해외 이민 희망자가 늘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의 문화에 대한 투자만큼은 하향곡선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연방문화부는 최근 1,500만 페소(약 177만 USD) 규모의 문화진흥기금(Fondo Argentino de Desarrollo Cultural)을 신설하고 공모를 진행하였다. 2015년에는 아르헨티나 문화산업 마켓(MICA; Mercado de Industrias Culturales Argentinas)과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페스티벌 등 격년으로 개최되는 대형 국제 공연예술행사가 줄지어 있으니, 적어도 당분간은 아르헨티나가 남미 ‘문화’ 블록에서의 선두 자리를 빼앗길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 아르헨티나 공연예술의 국제교류 플랫폼을 자처한 부에노스아이레스 복합문화공간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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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_주 아르헨티나 중남미한국문화원

김경희(Kim Kyong hee)는 연극기획과 국제교류 행사 코디네이팅을 주로 해왔으며 2013년 11월부터 예술경영지원센터의 NEXT 사업으로 주 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에 파견근무 중이다.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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