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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교류할 것인가’보다는 ‘왜 교류하려는 것인가’를 묻는다
[공간] ‘어떻게 교류할 것인가’보다는 ‘왜 교류하려는 것인가’를 묻는다
작성자 : 김재엽_연극연출가 2013.02.26 유럽 > 독일

’어떻게 교류할 것인가’보다는 ’왜 교류하려는 것인가’를 묻는다
[집중조명-공간] 한-독 커넥션 리서치 기관 리뷰 


지난해 2012년 12월 3일부터 10일까지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공연예술 글로벌역량강화사업(KAMS CONNECTION)의 일환으로 진행된 한-독 커넥션 사업 1차 연도 프로그램으로 독일 리서치를 위해 뮌헨을 경유하여 베를린을 다녀왔다. 그리 길다고는 볼 수 없었지만, 나름 빠듯한 일정들 속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간략하게나마 정리해본다. 연극 부문을 중심으로 조사자의 역할을 하게 된 나는 개인적으로 이번 리서치 프로그램을 통해서 동시대 독일연극의 주요 관심사와 경향을 파악하여 향후 커넥션 사업의 주요 방향과 핵심이 되는 키워드를 발견하는 것을 목적으로 정했다.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국제교류의 주요 사안인 ’어떻게 교류할 것인가’라는 실용적인 방법론보다는 ’왜 교류하는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답을 찾고 싶었다. 특히, 교류 파트너가 독일이라는 특성에 초점을 맞추어 한국과 독일의 동시대 연극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본질적인 화두가 무엇인지 발견해 보고 싶었다(아마도 이 대답은 다음 호에 실릴 후편에서 정리해 볼 예정이다).

왜, 무엇을 교류할 것인가

열흘간의 리서치 기간 동안 10여 곳이 넘는 독일의 공연예술 주요 협회 및 기관, 축제 사무국, 관련 단체 등을 방문해 주요 핵심 관계자들과의 미팅을 통해서 독일 공연예술의 전반적인 흐름과 국제교류의 전개 과정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 독일의 문화 전반을 탐색하는 첫 번째 개선문이자, 네트워크의 황금 열쇠라고 할 수 있는 독일문화원, 일명 ’괴테 인스티튜트(Goethe Institut München )’는 뮌헨에 본부를 두고 있다. 언어와 문화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에서부터 문학과 예술에 대한 인적, 물적인 네크워크 정보가 집적된 곳으로 전체적인 조망을 하기에는 깊이와 넓이에 있어서 만족스럽고 총체적인 보고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서울 남산 도서관 바로 가까이에 주한 ’괴테 인스티튜트’가 자리하고 있다. 언어교육과정부터 동시대 독일 문화 전반에 관한 자료들과 문화교류에 필요한 기초적인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니, 서울에서 독일로 향하는 첫 번째 윈도 역할을 할 것이다.


괴테 인스티튜트(Goethe Institut München)
베를리너 페스트슈필레(Das Haus der Berliner Festspiele)

베를린에서 방문한 ’베를리너 페스트슈필레(Das Haus der Berliner Festspiele )’는 베를린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예술 축제 프로그램을 직·간접적으로 운영하는 대표적인 축제 사무국이다. 하지만 단순하고 실용적인 프로듀서로서의 제한된 역할에서 벗어나 다양한 예술 분야들을 창조적이고 실험적인 방식으로 융합하는 크리에이티브로서의 역할을 모색하는 곳으로 이미 사무국 건물 안에서 극장과 연습실, 강연 및 토론장, 전시관, 스튜디오 시설을 갖추고서 문화담론을 이끌어내는 교육프로그램과 독립적인 아티스트들을 위한 개성적인 실험의 장이 축제기간의 프로그램과는 별도로 상시적으로 운용되고 있었다. 워낙 다양하고 글로벌한 축제를 이끌어가는 축제 사무국이라서 약간의 피로감도 얼핏 느낄 수 있었지만, 그들 스스로 새로운 시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축제의 콘셉트에 도전하려는 강한 의지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연극 분야에서는 현재 가장 뜨거운 동시대성을 보여주는 세계적인 연극 축제로 알려진 베를린 연극제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해마다 5월이면 펼쳐지는 독일어권 연극 축제의 준비 과정과 레퍼토리 선정 과정, 그리고 최근 연극제의 주요한 경향들과 앞으로의 과제들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흥미로웠다.

세계 문화의 집(Haus der Kulturen der Welt)


이외에도 국제교류를 위한 다목적 창으로서 ’세계 문화의 집(Haus der Kulturen der Welt )’도 이름처럼 세계를 향해 열려 있는 보편적인 교류의 장이다. 과거에는 세계 각국의 전통적인 문화를 전시하는 장으로서의 기초적인 역할을 했으나, 현재에는 국가의 경계를 초월한 인류 공통의 문제를 화두로 동시대성을 강조하는 인터내셔널 프로젝트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 영화를 비롯한 비주얼 아트 영역도 활기를 띄고 있으며,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다. 특히 ’세계 문화의 집’ 전시장에서 관람하게 된 ’경계(border)’를 테마로 한 세계 각국의 젊은 사진작가들의 공동프로젝트는 베를린이라는 지역이나 독일이라는 국가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인터내셔널 공동체를 지향하려는 의지를 반영했다. 이는 베를린이라는 도시가 가지는 기념비적인 역사성을 예술을 통해 동시대성으로 확장하려는 지혜로 읽혔다.

열흘간의 리서치 기간 동안, 현지의 연극공연을 중심으로 가급적 다양한 공연장에서 다양한 작품들을 많이 관람하여 동시대 독일연극의 경향과 특성을 파악하려 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각 극장의 주요 관계자(드라마터지, 프로듀서, 스태프, 배우 등)들과 공식적인 미팅과 개인적인 만남을 통해 공연에 대한 이야기와 그들의 주요 관심사, 그리고 독일의 연극제작 환경에 대한 논의해 보았다. 직접 방문한 극장과 공연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았다. 먼저, 고전명작을 동시대적인 관점으로 새롭게 현대화시킨 다양한 작품들을 관람했다. 극장과 극단이 함께 공존하는 독일 연극 시스템의 특성에 맞게 극장별로 매우 개성적인 접근법을 보여주었다.


샤우뷔네(Schaubühne Berlin)
베를리너 앙상블(Das Berliner Ensemble) 앞의 브레히트 동상
뮌헨의 폴크스테아터(Volkstheater )에서 본 게오르크 뷔히너 작, 크리스티앙 슈튀클 연출의 <당통의 죽음>은 원작에서 당통과 로베스피에르의 논쟁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고전적인 방식으로 전통적인 문법에 충실했다. 베를린의 샤우뷔네( Schaubühne Berlin )에서 본 헨릭 입센 작, 토마스 오스터마이어 연출의 <민중의 적>은 연출가 오스터마이어의 명성대로 입센의 <민중의 적>을 동시대적인 젊은 감각으로 친숙하게 풀어내면서, 작품의 핵심이 되는 개인과 사회의 갈등과 조화의 문제를 관객들과 함께 공유하도록 이슈화시키는 감각적인 토론극을 재치 있게 이끌어냈다. 베를린의 샤우뷔네에서 본 또 하나의 작품은 페터 바이스 작, 페터 클라인에르트 연출의 <마라/사드>였다. 연출가 클라인에르트는 <마라/사드>에 랩음악과 라이브연주를 가미해 젊고 발랄한 분위기를 연출하였고, 프랑스 혁명에 대한 단상을 보다 대중적으로 풀어냈다. 브레히트의 동상에서 볼 수 있듯이 과거 동독의 연극메카였던 유서 깊은 ’베를리너 앙상블( Das Berliner Ensemble )’에서는 프랑크 베데킨트 작, 클라우스 파이만 연출의 <눈뜨는 봄>을 보았다. 클라우스 파이만 연출의 <눈뜨는 봄>은 20세기 독일 표현주의 연극스타일을 그대로 재현한 듯 흑백무대를 비롯한 의상, 분장 등의 시각적 요소와 배우들의 제스처와 연기양식 또한 표현주의적 연기 스타일을 구현한 연기접근법을 보여주었다.

독일 동시대 연극의 트렌드를 읽다


도이체테아터(Deutsche Theater Berlin)의
<무죄(Unschuld)>포스터

폴크스뷔네(Volksbühne)
이렇게 고전작품을 새롭게 재해석한 레퍼토리의 공연 외에도 동시대 연극의 트렌드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적인 현대작품들도 있었다. ’도이체테아터(Deutsche Theater Berlin )’에서는 데아 로어 작, 미하엘 탈하이머 연출의 <무죄(Unschuld)>를 볼 수 있는 행운이 따랐다. 현재 포스트드라마의 대표적인 작가이자 세계적인 동시대 희곡작가인 데아 로어가 쓴 작품으로 도이체스테아터의 대표적인 연출가 미하엘 탈하이머에 의해서 연출되었다. 작가와 연출의 만남만으로 기대를 모은 <운슐트(무죄)>는 도이체스테아터의 거장 막스 라인하르트의 체온이 느껴지는 급경사 회전무대에서 펼쳐졌다. 공연은 전반적으로 배우의 인물창조를 본질적으로 내세운 매우 심플한 무대언어로 희곡의 언어적인 특성을 효과적으로 살린 완성도와 밀도가 높은 공연이었다.

페스티벌 봄에 초청되어 한국에도 잘 알려진 연출가 르네 폴레쉬는 구 동독 지역의 젊은 극장 폴크스뷔네(Volksbühne )에서 아크로바틱 퍼포먼스 <킬링 유어 달링(Killing your Darling!)>을 선보였다. 자본주의 시스템에 날카로운 사회비판적인 인식을 대담하고 직설적인 아방가르드 퍼포먼스를 통해 보여주는 르네 폴레쉬의 연출적 스타일이 잘 반영된 작품으로 2012는 베를린 연극제에서 초청되기도 했던 역작이었다. 예술감독이자 연출가인 프랑크 카스트로프를 비롯한 폴크스뷔네의 위력은 앞으로 독일연극 뿐만 아니라 세계연극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줄 전망이다. 구 동독지역 연극의 전통과 역사의식, 그리고 에르빈 피스카토르로부터 출발하는 시대를 앞서가는 아방가르드적인 실험정신은 폴크스뷔네의 연극세계를 조망하는 중요한 토대를 이루고 있었다.


HAU(Haus der Kulturen der Welt) 홈페이지
HAU 2관 공연장 앞
HAU(Haus der Kulturen der Welt) 2관에서 관람한 크리스 베르동크(Kris Verdonck)의 영상실험극 <엠, 반영(M, a reflection)>은 영상으로 보여지는 배우와 실제 배우가 동시에 등장하여 일종의 도플갱어 효과를 통해 자기 반영적인 속성을 보여주는 실험극으로 하이너 뮐러와 알렉산더 클루게의 인터뷰 텍스트를 활용하여 통일 이후 2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동시대 독일이 처한 고뇌를 자기 반영적으로 성찰하는 모습을 보여준 퍼포먼스였다. 젊은 연출가와 젊은 공연단체에 대한 호의와 지원에 적극적인 HAU극장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20대 초반의 벨기에 출신 연출가와 작품에 대한 토론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도 제공되었다.

이러한 공연들로나마 독일 연극의 현황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달콤한 경험을 얻었다. 다음 호의 후편에서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독일의 동시대 연극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본질적인 화두가 무엇인지 정리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덧붙여 언더그라운드 문화 및 대학에서 연극교육에 대한 작은 체험도 정리해보려고 한다. (To Be Continued.....)

기고자프로필

김재엽_연극연출가
김재엽은 1973년 대구에서 태어나 연세대 국문과와 한양대 대학원 연극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극단 드림플레이 대표로 극작과 연출을 맡고 있으며, 혜화동1번지 4기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대표작으로는 <누가 대한민국 20대를 구원할 것인가?>,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장석조네 사람들>, <조선형사 홍윤식>, <유령을 기다리며>등이 있다. 2008년부터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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