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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를 맞는 미국 지역극장의 현재
[공간] 반세기를 맞는 미국 지역극장의 현재
작성자 : 김미혜_한양대 연극학과 교수,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이사장 2013.10.22 북미 > 미국

반세기를 맞는 미국 지역극장의 현재
[공간] 미국의 지역극장 둘러보기 I 


2013년 여름, 미국의 지역극장들을 순방했다. 40박 41일간의 일정 동안 동북부의 시카고에서 시작하여 시계방향으로 남부를 돌아 서북부의 시애틀에서 끝나는 것으로 13개 주 25개 도시에 산재해있는 40여 곳의 지역극장들과 공연예술 관련 기관들을 방문하여 30여 명의 연극인들을 만나 인터뷰를 했고, 20여 편의 공연을 관극하기도 했다.

미국의 지역극장들을 순방하고 싶었던 세 가지 이유

오래전부터 미국의 지역극장들을 순방하고 싶었던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는 유럽에서 연극을 공부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유럽 연극의 이식으로 시작하여 자신들의 색깔을 찾아 나간 미국의 연극 발전상이 궁금했고, ‘미국연극=뉴욕 브로드웨이 연극’이란 우리의 인식이 어쩌면 너무 좁은 안목일지도 모르므로 직접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둘째는 한국에서 현재 연극(관련)학과가 지역에도 산재해 있는데 졸업생들 거의 대부분이 대학로로 진출함으로써 대학로는 공급과잉의 상태에 빠져 있고 지역의 연극은 크게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현상이 안타까워 그 대안을 실제 예를 들어 제시하고 싶어서였다. 셋째는 매우 개인적인 이유지만, 그동안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라는 삶의 모토가 아니라 ‘오늘 할 일이 내일로 미루어지지 않는다’는 일상의 강박증에 시달리며 살아온 것이 아닌가 하는 자괴감 때문에 내 자신에게 ‘한가하게 보내는’ 선물을 주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내 자신에게 주는 이 선물도 여의치 않아 캘리포니아 주의 샌디에고,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에서나 약간의 휴식이 가능했다. 시카고와 뉴욕에 본거지를 두고 당일치기로 다녀온 곳들도 있었고, 1박만 하며 숨 가쁘게 움직인 곳도 여러 군데였다. 결국 잠자리를 19군데 옮겼고, 비행기 15번, 기차 3번을 갈아타야 했던, 결코 녹녹지 않은 일정이긴 했다.

미네아폴리스의 거스리 시어터 프린스턴의 맥카터 시어터

시카고를 시작으로 시애틀까지 40여 개의 지역극장(*아래 리스트 참고)을 방문했으며, 뉴욕에서는 TCG(Theatre Communications Group 관련기사 클릭)의 대표 테레사 아이링을 만나 지역극장에 대한 전반적 이야기를 들었고, 케네디 센터(Kennedy Centre for Performing Arts), 포드 시어터(Ford’s Theatre), 이미 보았지만 링컨 센터(Lincoln Center) 와 같은 대형극장들도 둘러보았다. 이외에도 여름 극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많은 외국인들(극작가들이나 극작가 지망생들)이 머물고 있던 유진 오닐 연극 센터(Eugene O’Neill Theatre Centre)도 방문했다.

뉴헤이븐의 롱 워프 시어터 캘리포니아의 파사디나 플레이하우스

협업과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

미국의 지역극장이란 뉴욕 시 이외에 위치하고 있으며 비영리기관(극장)이라 정의된다. 크고 작은 극장들을 모두 합하면 미국 내 지역극장은 1,500여 곳이 있으며 1961년 13개의 회원극장들로 창립된 TCG의 회원극장들만도 현재는 500여 군데에 이른다. 한정된 시간 동안 이 모든 곳을 순방할 수는 없기 때문에 1976년부터 2013년까지 토니상 우수 지역극장 상을 수상한 38군데의 극장들과 2003년 타임지가 선정한 최우수 지역극장 5군데 등을 참조해 가능한 동선 내에서 아래 극장들을 선정하여 방문하였다. 사실 이번 순방의 목적은 공연을 관극하는 데에 있지 않았다. 한 가지 긍정적이었던 것은 미국의 지역극장들이 대개 1960년대에 오픈되었기 때문에 50주년을 기념하는 곳들이 많아 분위기가 매우 역동적이었다는 점이었다. 어쨌든 여름이 휴가기간이라 제대로 된 공연을 보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에 극장이 어떤 모토로 어떤 인물들에 의해 오픈되었으며, 운영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관객 분포도는 어떤지, 지역에 소재한 대학들과 어떤 연계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지 등이 나의 관심사였다.

각 극장의 관계자들과 만나 이야기하면서 몇 가지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우선, 무형의 것이지만 그들의 자긍심이 부러웠다. 비슷한 연령대에, 비슷한 경력을 가진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비해 그들의 임금은 낮았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의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있으며 젊은 나라 미국의 문화예술을 가꾸고 있다는 데 대해 대단한 자긍심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인터뷰 시간에 가장 많이 들린 단어들은 ‘협업(collaboration)’과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service to the community)’였다.

그들이 협업하는 한 작은 예를 들면, 거의 모든 극장들이 극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완성작을 갖고 있으나 미처 공연을 하지 못할 때 어딘가 다른 극장에서 원하면 기꺼이 내주는 식이다. 젊은 극작가들에게도 극작료를 주지만 쓰는 기간을 한정하지 않고 있고, 혹여 완성작을 내지 못해도 돈을 환수하는 경우는 없었다. 연극 관계자들이 1년에 몇 번씩 미팅이 있기 때문에 미국이 매우 큰 나라임에도 서로에 대해, 또 타극장의 성격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어 협업이 가능한 것 같았다. 작은 나라임에도 서울과 지역의 연극인들이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 한국과는 달랐다. 지역사회에 대한 극장들의 봉사는 예외 없이 초중고 학생들을 위한 여름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데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또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것은 예술감독에게 자신들의 능력을 펼칠 시간을 충분히 준다는 점이었다. 대개는 임기제였지만 믿을 만하고 능력과 열정이 있는 예술감독이면 임기와 상관없이 꽤 오랜 동안 한 극장에서 작업하고 있었다. 이는 곧바로 극장의 성격이나 색깔과 연결된다. 극장들은 대개 배우 중심, 연출가 중심, 극작가 중심으로 대별된다. 극장들이 각자 분명한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에 걸맞은 예술감독이 오고, 그가 또 자신의 프로그램을 짜고 그것을 수행하는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때까지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

비영리극장들이므로 그 운영 역시 나의 큰 관심사였다. 연방, 주, 시의 지원금은 거의 없거나 매우 낮았고 1년 예산 중 50% 정도는 티켓 등의 판매 수익으로, 나머지 50% 정도는 기부금으로 충당하고 있었다. 극장에 들어서면 잘 보이는 곳에 극장 오픈 시 거액을 기부한 인사들의 이름이 동판에 새겨져 있고, 시즌 별 기부자들의 이름도 바꿔 끼울 수 있는 시스템으로 판넬에 부착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홍보, 마케팅, 운영 담당자들이 충성심 있는 관객, 즉 미래의 기부자들을 찾기 위해 인터미션에 돌아다니며 관객들과 얼굴을 익히고 환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직은 내가 대학에 재직하고 있는데다, 지역의 연극학과 졸업생들이 꼭 서울이 아니더라도 전공을 살려 자신의 일을 찾아야 하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현재 우리 모두가 고민하고 있는 지점이기에, 지역극장들과 대학 연극학과의 연계 작업은 특별한 관심사였다. 미국의 지역극장들과 대학 연극과와의 협업은 거의 감동 수준이었다. 전문 대학원을 가지고 있는 예일 레퍼토리 시어터를 포함해 라호야 플레이하우스, 트리니티 레퍼토리 시어터, 아메리칸 레퍼토리 시어터 등은 각각 UC 샌디에고, 브라운 대학, 하버드 대학에서 극장 관리 및 운영을 상당 부분 지원하고 있다. 극장이 대학과 연계해 MFA 학위를 수여할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극장들에 연극 전공 재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으며 많은 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지역에 남아 연극 현장에 종사하는 현상은 매우 고무적으로 보였다

그러나 미국 지역극장의 근본적인 문제는 역사가 깊어지자 거의 제도화되어 타성에 젖어있을 수 있다는 점과 관객의 문제였다. 관객의 대부분이 -통계는 모르겠으나 일견 거의 90% 이상- 연로한 중산층의 백인들이라는 것은 후속 관객층을 형성하기 쉽지 않을 것을 예상하게 했으며, 또한 다인종 다문화의 미국으로서는 꼭 해결해야 할 문제점으로 생각되었다.

○ 순방 극장 목록

지역 극장 이름 홈페이지
시카고 빅토리 가든 시어터(Victory Gardens Theatre) http://www.victorygardens.org/
굿맨 시어터(Goodman Theatre) http://www.goodmantheatre.org/
루킹글라스 시어터(Lookingglass Theatre Company) http://lookingglasstheatre.org/
스테픈울프 시어터 컴퍼니(Steppenwolf Theatre Co.) http://www.steppenwolf.org/
시카고 셰익스피어 시어터(Chicago Shakespeare Theatre) http://www.chicagoshakes.com/
루이빌 액터스 시어터(Actors Theatre of Louisville) http://actorstheatre.org/
미네소타 거스리 시어터(Guthrie Theatre) http://www.guthrietheater.org/
칠드런즈 시어터(Children’s Theatre Co.) http://www.childrenstheatre.org/
워싱턴 D. C. 시그니처 시어터(Signature Theatre) http://www.signature-theatre.org/
아레나 스테이지(Arena Stage) http://www.arenastage.org/
보스턴 아메리칸 레퍼토리 시어터(American Repertory Theatre) http://americanrepertorytheater.org/
헌팅턴 시어터 컴퍼니(Huntington Theatre Co.) http://www.huntingtontheatre.org/
프린스턴 맥카터 시어터(Princeton McCarter Theatre) https://www.mccarter.org/
뉴 헤이븐 예일 레퍼토리 시어터(Yale Repertory Theatre) http://www.yalerep.org/
롱 월프 시어터(Long Wharf Theatre) http://www.longwharf.org/
프로비던스 트리니티 레퍼토리 컴퍼니(Trinity Repertory Co.) http://www.trinityrep.com/
하트포드 하트포드 스테이지 컴퍼니(Hartford Stage Co.) http://www.hartfordstage.org/
워터포드 유진 오닐 연극 센터(Eugene O’Neill Theatre Centre) http://www.theoneill.org/
이스트 하담 굿스피트 뮤지컬즈(Goodspeed Musicals) http://www.goodspeed.org/
휴스턴 앨리 시어터(Alley Theatre) http://www.alleytheatre.org/
샌디에고 올드 글로브 시어터(Old Globe Theatre) http://www.theoldglobe.org/
라호야 플레이하우스(La Jolla Playhouse) http://www.lajollaplayhouse.org/
로스앤젤레스 사우스 코스트 레퍼토리(South Coast Repertory) http://www.scr.org/
마크 테이퍼 포럼(Mark Taper Forum) http://www.centertheatregroup.org/
파사디나 플레이하우스(Pasadena Playhouse) http://www.pasadenaplayhouse.org/
게펜 시어터(Geffen Theatre) http://geffenplayhouse.com/
샌프란시스코 아메리칸 컨서바토리 시어터(American Conservatory Theatre) http://www.act-sf.org/home.html
버클리 레퍼토리 시어터(Berkeley Repertory Theatre) http://www.berkeleyrep.org/
애쉴랜드 오레곤 셰익스피어 페스티벌(Oregon Shakespeare Festival) http://www.osfashland.org/
시애틀 인티먼 플레이하우스(Intiman Playhouse) http://www.intiman.org/
시애틀 레퍼토리 시어터(Seattle Repertory Theatre) http://www.seattlerep.org/
ACT 시어터(A Contemporary Theatre) http://www.acttheatre.org/

기고자프로필

김미혜_한양대 연극학과 교수,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이사장

김미혜는 한국연극학회 회장, 국제극예술협회 한국본부 사무국 국장을 거쳐 국립극장 자문위원 및 이사를 역임하였고, 현재 한양대 예술·체육대학 연극학과 교수이자 ()예술경영지원센터 이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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