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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팅신, 북경시 허베이빵즈 극단 단장
루팅신, 북경시 허베이빵즈 극단 단장
작성자 : 장혜원 _ 국립안동대학교 교수 2010.02.24 아시아 > 중국

글: 장혜원 (원커뮤니케이션 대표)


루팅신 (Lu Ting Xin 魯庭新) 은 현재 북경시 허베이빵즈(河北?子) 극단과 옌산칭(燕山情) 예술단 단장을 겸임하고 있으며, 저명한 경극배우인 위스원선생을 사사하고 26년간 산서성 경극원에서 경극의 대표적인 레퍼토리 20여편의 주연 배우로도 활동한 바 있다. 90년대초 배우로서 은퇴한 후 북경평극원 예술센터의 부단장으로서 행정가의 길을 걷게된 그는 제작과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북경시 허베이빵즈 극단의 단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루단장의 취임이후 허베이빵즈 극단은, 대부분의 전통극 공연단체들이 기존에 전해내려오는 작품만을 반복적으로 공연하던 것과는 달리, 우수한 외부 작가와 연출가를 초빙하여 다양한 레퍼토리를 개발하고, 서양의 고전을 중국 전통의 극양식으로 재해석하는 등 새로운 행보를 보여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극단의 작품 및 주연 배우들이 매화상, 중국연극제 등에서 작품상과 연기상을 다수 수상하였고, 중국문화부와 선전부로부터 선진예술단체, 선진예술가의 칭호를 얻기도 했다. 정부간 교류행사와 같은 계기성 사업 이외에는 해외진출의 벽이 높은 중국공연예술단체로서는 매우 이례적으로 유럽, 아시아, 남미 등지에 진출해왔고, 최근에는 북경의 대표적인 예술특구인 798지역에 상설 소공연장을 마련하는 등 끊임없이 변화와 실험을 꾀하고 있는 배경에 대해 이를 주도하고 있는 루팅신 단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일반적으로 중국의 전통극하면 경극을 떠올리게 마련이고, 해외에서는 수백 종이 넘는 전통극 장르가 Peking Opera로 통칭되는 오류도 빚어지곤 한다. 우선 허베이빵즈라는 장르와 단체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달라.

A.

우리 단체의 전신은 신중화 진(秦)극단으로 1951년에 설립되었으니 근 6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빵즈(?子)라는 극 장르는 17세기초 현재의 섬서성(陝西省), 산서성(山西省)에서 북경으로 흘러들어왔으며, 궁정문화로서 곤곡(昆曲)과 빵즈가 성행했다. (이는 청 왕조때까지 이어진다.) 당시 경극은 아직 존재하지도 않았다. 극단이 북경시 문화국 소속이므로 1960년에 북경시 허베이빵즈 극단으로 개명하게 되는데, 엄밀히 말하자면 허베이(河北)이 아니라 북경의 ‘경(京)’자가 붙어야 하나 해방 직후 제1회 전국희곡대회에서 급히 붙여진 이름이 현재까지 내려오게 된 것이다.
민국시대 지난 세기 초만 해도 빵즈의 레퍼토리는 600여개나 되었고, 청왕조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약 1000여종에 달한다. 현재 전해 내려오는 것은 약 100여 작품 정도 되는데, 이 작품들이 전부 공연되지 않는 이유는 이를 소화해낼 수 있는 기량의 배우들이 은퇴하면서 제대로 전승이 되지 않아서이다.

 

Q.
최근 들어 북경인민예술극원이나 국가화극원 산하 극장, 각 협회의 대표급 인물들을 보면 배우 출신이 많은 것 같다. 창작자 입장에서 극단 전체의 살림을 맡게 되었을 때 어떤 장점이 있는지?

A.

나의 경우 왕페이위, 멍샤오동 등 경극의 배역 중 라오셩(老生)의 대표적 배우들에게 가르침을 받고 산서성 경극원에서 오랜 시간 활동했다. 1994년 중국 평극원에서 일하게 되면서 북경으로 돌아왔고,  2001년 12월부터 허베이빵즈 극단을 맡게 되었으니 행정가로서의 경력은 16년정도 되는 셈이다. 만일 비전문가가 이쪽 분야에 오게 된다면, 무대기술, 작품창작, 아티스트 관리 등 적어도 7,8년 정도는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26년간 현장에서 잔뼈가 굵었기 때문에 이러한 관리 프로세스를 파악하는 데 좀 더 유리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Q.
중국 공연예술단체에게 있어서 해외진출은 쉽지 않은 문제다. 물론 정부간 문화교류행사로 해외공연을 갈 기회가 현대극보다는 전통극쪽에 많이 주어지기는 하지만, 자의적으로 가고 싶다고 선발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솔직히 나눠먹기 식의 진출이 많지 않나. 나가고 싶어도 선례가 거의 없다보니 제도적, 경제적 지원을 받는 데 있어 1년에서 1년반에 이르는 굉장히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상황이 이럴진대 유독 허베이빵즈 극단만 해외교류가 잦은 까닭은 무엇인가?

A.

취임하면서부터 전통극의 새로운 시장 개척이라는 부분은 늘 생각해오던 바였다. 이를 실현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방향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중 해외 진출의 경우, 연출가 뤄진린(???) 선생을 예술감독으로 초빙하게 되면서부터라 물꼬가 트였다고 할 수 있다. 우리 극단의 경우 중국 연극계의 최고상인 매화상을 수상한 배우들이 즐비하다. 한마디로 배우들 자원은 훌륭한데 이를 소개할 루트가 없는 것이 늘 안타까운 점이었다. 그러다가 고대 그리스 비극 전문가인 뤄진린 연출과 함께 서양의 고전을 중국의 전통극 양식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하게 되었고, 그리스 델피 연극제(International Ancient Dramas Festival of Delphi) 에 초청을 받았다. 이때가 2003년이었는데 당시 세계 각국에서 온 예술감독들이 우리 작품을 보고 공연제의를 해 와, 프랑스, 콜롬비아 등지로 진출하게 된 것이다.


전통극 개혁이나 시장 개척의 시도는 이전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성공하질 못했는데, 우리 단체가 비교적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이유는 동서양의 만남, 현대의 전통의 만남을 어느 정도 잘 이뤄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연출을 맡은 뤄진린 선생, 꾸어치홍(郭?宏) 이라는 작가의 깊이 있는 극본, 매화상 수상자인 뛰어난 배우들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이다. 같은 대본이라도 대사만 있는 현대극과 달리 의상, 메이크업, 타악, 노래, 무용, 무술 등 다양한 요소로 표현이 가능한 것이 전통극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빵즈라는 극 장르의 특성상 경극이나 곤곡과 달리 메이크업이나 연기에 있어서 엄격히 정해진 양식보다는 좀 더 과장하거나 변화를 줄 수 있는 여지도 컸다. 특히 해외 공연 시에는 자막작업에 노력을 기울였는데, 전통극에 쓰이는 언어가 대체로 문학성이 높고, 고대 중국어도 포함되는 등 번역이 쉽지 않아 전문가를 초빙하여 수 차례 수정을 거치곤 한다.




Q.
허베이빵즈 극단도 북경시 문화국 소속으로 최근 불고 있는 국공립 공연예술단체 개혁 바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관한 의견과 함께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지 말해달라

A.

우리 극단도 물론 개혁의 첫 번째 대상이다. 좋은 의미에서 보자면 구조조정을 통해서 필요 없는 인원을 정리하고, 레퍼토리 선정 시 선택의 범위가 넓어진다던가 인사 관리 측면에서 좀더 유연성을 가지게 된 점은 긍정적이다. 이전에는 작품 제작비용 이외의 행정적인 비용을 정부에서 지원했으나 향후 5년간의 보호기간을 거친 후에는 완전히 독립하게 되는데, 새로운 프러덕션에 대해서는 정부 기금을 신청하고, 희곡예술기금회의 심사를 거쳐 제작비의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일부분이고, 나머지는 극단에서 알아서 생존해야 하는 것이다. 나의 경우 허베이빵즈 극단의 단장이면서 옌산칭 예술단의 단장을 겸하고 있는데, 옌산칭 예술단의 경우는 퍼포먼스, 마술, 서커스 등 상업적 외부 공연을 가리지 않고 하고 있다. 아주 대중적인 프로그램의 공연으로 다가오는 춘절(중국의 음력 설)에도 공연이 예정돼 있다. 또 극단이 농촌이나 저소득층을 위한 무료공연을 할 경우, 지역정부에서 회당 6천 위안(한화 약 100만원)을 보조해 준다. 대부분의 전통극 단체들이 새로운 작품을 내놓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정부가 일체의 행정비용을 지원하면서 이들 단체를 먹여 살리고는 있으나 신작 제작비는 주어지지 않는 데 있다. 그렇다고 투자를 받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프러덕션이 나오기가 힘들고, 오랜 레퍼토리를 반복 공연하는 것이다.


Q.
여러 차례 해외 공연도 해보고, 호주 맥커리 대학에서 문화창의산업 관련 연수를 했던 경험도 있는 것으로 안다. 직접 느껴본 외국과 중국의 공연시장 혹은 관객들간 차이는 어떤 것이 있나.

A.

관객 얘기를 먼저 하자면, 중국에서 ‘캣츠’ 오리지널 팀의 공연이 있을 때 일부 중국관객이 놀라서 울어버리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중국의 공연방식, 관람습관은 중간에 벽이 하나 있는 것처럼 무대와 일정한 거리를 두는 편인데, 시작부터 고양이들이 마구 돌아다니니 기절초풍한 것이다. 중국에서는 이처럼 관객과의 교류가 낯선 것임에 반해, 외국 관객들은 좀 더 적극적이고, 반응도 직접적인 것 같다.
해외 공연시장과의 차이점을 들자면, 아무래도 시스템이나 체제 문제를 들지 않을 수 없다. 여러 가지 수속이나 프로세스가 간편하고, 개인의 능력에 따라 발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최근 중국에도 해외 유명작품들이 많이 수입됐는데, 이런 공연들을 보면 무대기술적인 측면에서 놀라울 때가 많다.

 

Q.
정부의 문화예술정책에 대해 바라는 점이나 아쉬운 점은 없나.   

A.

문화체제 개혁이 심화되면서, 심의나 관리가 덜 엄격해진 것은 창작자 입장에서 환영할 일이지만, 경제적으로 자립의 기반이 전혀 없는 공연예술단체들에게 현재의 개혁 속도는 다소 급진적인 면이 있다.  또한 개혁 1세대인 단체들과 아직까지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단체들 간에 있어서 지원에 차별화가 안 되는 것도 문제이다. 개혁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되,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도 필수이다.

Q.
올 해 예정된 남미와 유럽 공연 외에도 주목할 만한 계획이 있는 것 같다. 북경의 대표적인 예술특구인 798의 공연장에서 상설로 소극장 전통극을 선보일 예정으로 알고 있는데, 798이라 하면 젊고, 실험적이고, 컨템포러리의 이미지가 있어서 그런지 상당히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다.   

A.

조양구 문화관에서 798지역에 4개의 공연장을 오픈할 예정인데, 그 중 한 극장을 우리 극단이 사용하게 되었다. 극장 이름은 <穿越 798>로, 798을 관통하다, 798을 넘어서다의 의미이다. 전통극 극장 이름치고는 멋지지 않은가? 사실 전통 깊은 단체를 이끌어가는 데 나름의 어려움이 있다. 장르 자체가 이미 4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경극을 제치고 국무원으로부터 비물질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지만, 전통극 그대로만 가자니 새로운 관객 개발은 요원해 진다. 일반적으로 전통극이 올라가는 대극장 무대에서는 새로운 방식이나 실험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798이라는 지역을 택하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유네스코가 지정한 무형문화유산인 곤곡도 고저변화가 거의 없이 진행되는 탓에 예술적 가치와는 별개로 관객들은 잠들어버리기 일쑤다.




Q.
올 해 예정된 남미와 유럽 공연 외에도 주목할 만한 계획이 있는 것 같다. 북경의 대표적인 예술특구인 798의 공연장에서 상설로 소극장 전통극을 선보일 예정으로 알고 있는데, 798이라 하면 젊고, 실험적이고, 컨템포러리의 이미지가 있어서 그런지 상당히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다.   

A.

조양구 문화관에서 798지역에 4개의 공연장을 오픈할 예정인데, 그 중 한 극장을 우리 극단이 사용하게 되었다. 극장 이름은 <穿越 798>로, 798을 관통하다, 798을 넘어서다의 의미이다. 전통극 극장 이름치고는 멋지지 않은가? 사실 전통 깊은 단체를 이끌어가는 데 나름의 어려움이 있다. 장르 자체가 이미 4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경극을 제치고 국무원으로부터 비물질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지만, 전통극 그대로만 가자니 새로운 관객 개발은 요원해 진다. 일반적으로 전통극이 올라가는 대극장 무대에서는 새로운 방식이나 실험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798이라는 지역을 택하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유네스코가 지정한 무형문화유산인 곤곡도 고저변화가 거의 없이 진행되는 탓에 예술적 가치와는 별개로 관객들은 잠들어버리기 일쑤다.


체제로부터의 보호막 혹은 벽이 깨졌을 때 젊은 관객을 어떻게 극장으로 불러들일 것인가, 감상의 시각과 소구하는 바가 완전히 다른 관객들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오래된 레퍼토리라도 새로운 방식으로 공연할 수도 있을 것이고(老戱新演), 꼭 전통극 출신이 아니더라도 젊은 연출가나 작가와의 협업으로 흥미로운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전통극의 훈련방식은 당연히 지키고 있지만 무대 위에서의 표현이나 연기의 디테일은 현대극의 그것을 차용할 수도 있다. 물론 이런 선례는 없었지만 만들면 선례가 되는 것이 아닐까? 단순한 시도를 넘어서서 꼭 성공한 사례를 만들고 싶다.









장혜원 _ 국립안동대학교 교수
장혜원은 중국의 중앙희극학원에서 연극학 박사학위를 받고 ‘2007 한중교류의 해-한국공연예술제’(베이징 개최) 프로듀서 등 한국과 중국 간의 공연예술 교류를 위한 활동들을 벌여왔다. 현재 국립안동대학교 한국문화산업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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